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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webzine(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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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e
of korean confucian culture25
12웹진 솔비움
고양이를 기르는 것에 대한 설[畜猫說]
민 혜 영 진흥원 예학센터장 외 공역
[조선의 문인, 고양이를 담다]에서 발췌고양이를 기르는 것에 대한 설[畜猫說]
임한주 1)
나는 사방으로 큰 바위와 빽빽한 숲이 있는 깊은 산속에 집을 지었다. 쥐 떼도 그 속에 구멍을 뚫어 몰려다니며 훔쳐 먹고 갉아대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내가 이를 매우 근심하여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얻어와 길렀다. 밥을 먹일 때마다 고양이가 꼬리를 말고 와서 그릇 사이를 돌아다니며 울어댔다. 내가 매우 예뻐하며 날마다 3~5숟갈씩 밥을 덜어 먹였다.
어떤 사람이 놀리며 말했다. “그대에게 쌓아둔 곡식이 어디 있다고 고양이를 애지중지 키우는가? 창고에 덫과 함정을 설치하면 쥐는 걱정할 게 못 된다. 새끼 고양이는 어리고 약하여 쥐를 잡지 못하고, 날마다 먹이는 밥도 시간이 지나면 역시 줄 수 없을 것이다. 뒷날 쥐를 잡을 수 있어도 어찌 지금의 손해를 메울 수 있겠는가.”
내가 말했다. “아, 그렇지 않네. 천하의 근심은 작은 이익을 아끼다가 큰 계획을 그르치는 것보다 심한 것은 없네. 인재를 양성하는 비용을 아낀다고 학교를 세우지 않는다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효과는 볼 수 없고, 군대를 양성하는 비용을 아낀다고 군사 장비를 수리하지 않는다면 도적과 원수의 피해를 막을 수 없네.
우리 조정의 대신들이 이 이치를 깨닫지 못해 ‘아무 일이 없는데도 군대를 양성하는 것은 괜히 화를 키우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십만양병설(十萬養兵說)을 끝내 실행하지 못하게 하였네. 그리하여 결국 임진년의 망극한 화를 초래하였네. 지금 그대의 말도 이와 같지 않은가.
설령 나중의 효과가 지금의 피해를 메울 수 없더라도 이 역시 논할 것은 아니네. 쥐는 적이니 주인에게 손해를 끼치고, 고양이는 적을 잡으니 주인 편이네. 적이 먹는 것은 곡식 한 알이라도 아깝지만, 적을 잡는 고양이가 하루에 밥 세 그릇을 먹는다 한들 무엇이 아깝겠는가. 세상 사람들이 주인과 적을 분명하게 구별하지 못하고 왜곡하여 이익과 해로움을 말하니, 의리가 사그라지고 난신적자가 제멋대로 구는 것은 오로지 이 때문이네.”
얼마 뒤 새끼 고양이가 날마다 잘 먹더니, 덩치가 커져 으르렁대며 쥐를 잘 잡았다. 마침내 쥐로 인한 근심이 없어졌다.
畜猫說
余家深山之中, 嚴石林樾, 四環叢立, 而群鼠亦穴其中, 哺聚竊齧, 縱橫于房關. 余甚患之, 乞人家一猫子而畜之. 每食上, 猫子必卷尾而來, 廻旋咿嚶于盤盂間. 余甚愛之, 減余食而飼之, 日必費三五匙焉. 或譏之曰, 子有何積粟而畜猫爲謹. 其蓋藏, 設其機穽, 則鼠不足爲患. 猫子稚弱不足以捕鼠, 而日費之飯, 積月累歲, 則是亦不貲矣. 後雖能捕鼠, 曷足以補今害. 余曰, 噫噫否否. 天下之患, 莫大於惜小利而誤大計. 夫惜養士之費而不興學校, 則無以見治平之效, 惜養兵之費而不修武備, 則無以禦寇敵之害. 我朝大臣不達此理, 謂無事而養兵, 是爲養禍, 使李文成之大計, 終始不行, 卒致龍蛇罔極之禍. 今子之言, 無乃猶是否耶. 假饒後效, 無以補今害, 此亦非可論也. 夫鼠賊也, 害乎主者也, 猫捕賊者也, 主邊物也. 賊之所食, 則一粒可惜, 至於捕賊者, 則雖一日三盂飯, 亦何足惜耶. 世之人, 不明主賊之分而曲爲利害之說, 義理之晦熄, 亂賊之肆行, 職由此也. 旣而, 猫子日喫飯, 壯大虓闞, 善搏鼠, 鼠患遂絶.
1) 임한주(林翰周)(1871~1954) : 초명은 면주(冕周)이다. 자는 공우(公羽)·공의(公儀), 호는 성헌(惺軒)이고, 본관은 평택이다. 충남 청양군에서 태어났다. 부친 임노직(林魯直)을 통해 가학을 계승하고, 이후 이설(李偰)·김복한(金福漢)을 통해 남당(南塘) 한원진(韓元震)의 학풍을 배웠다. 1895년 홍주 의병에 참여하였고, 1919년 파리 장서 운동에 참여하였다. 이후 덕명의숙에서 후학을 양성하였다. 1983년 건국포장,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수여되었다. 저서로 《성헌선생문집(惺軒先生文集)》이 있다. 이 작품은 《성헌선생문집》 권3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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